‘영혼의 문둥병’

이곳에 나를 부려 놓았다 / 오래전 문둥이들의 집성촌 / 세상이 문둥이에게서 물러서듯 / 세상으로부터 물러서기 위해 // 이목구비 뭉개진, 환하디환한 태양 아래서 / 중개인은 말했지 / ‘명당이에요. 슬픔은 그들이 다 가져갔거든요.’ // 그래? 툭툭 떨어진 발가락 같은 돌맹이들 / 진물처럼 조용히 흘러내리는 실개천 / 나균인 듯 들러붙는 납거미 거미줄 / 돌마다 물마다 스민 얼 / 나는 손목 없는 그들에게 악수를 청한다 / 병이 깊어질수록 본능은 더 승해졌다지 // 그래선가? / 이 곳의 바람은 쓸개를 훑으며 분다 / 의뭉스런 새벽안개 / 화농의 상처 덧나는 석양의 때 / 발정 난 들고양이 집요한 울음소리 // 이곳에 와 나는 살아간다 / 죽어 간다 / (더 보기…)

‘모순’의 ‘믿음’

쥐 잡으려고 독약 섞어놓은 고구마를 / 쥐는 먹지 않고 강아지가 먹었어요 / 강아지는 마당에 사지를 퍼덕이며 / 앞산 메아리와 함께 죽어가요 / 강아지가 죽어가는 마당 울타리의 / 꽃들이 미쳤어요 / 종일 웃고 있어요 / 어머니는 그 울타리에 빨래를 널어요 / 웃고 있는 꽃들에게 찬물을 끼얹어요 / 마루 끝에 우두커니 앉아 마당을 지켜보던 / 뇌수술을 마친 아버지가 나더러 여보라 불러요 – 최명란 순리라는 게 있습니다. 이것 다음에 저것이 따라야하고, 이런 모양은 저런 모양과 어울려야 합니다. 그래야 ‘합’이 좋고, 보기에 좋고, 마음도 편합니다. 저것이 이것을 앞서거나 어울리지 않는 모양이 뒤섞이면 이걸 어쩌나 싶고 불편해져요. 그런 관찰은 이해도, 해석도, 적용도 어려운 묵상이 됩니다. (더 보기…)

“숲 울타리를 쳐 두겠어”

내 마음에 숲 울타리를 쳐 두겠어 / 네가 만약에 말이야, 으르렁거리며 날 찾아온다면 / 내게 오는 동안 넌 내가 두른 초록 숲 울타리에서 / 길을 잃고 잠시 헤맸으면 해. // 꽃과 풀이 부르는 느린 노래, / 거미줄에 걸린 둥근 이슬에 젖어 / 네 걸음은 사뿐사뿐 더디어지고 / 헝클어진 가지마다 고개 숙여 안녕! / 하고 너는 인사를 하겠지. // 그래서 기어이 네가 날 찾아왔을 땐 /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늑대 대신 / 작은 새 한 마리 네 가슴에 들었으면 좋겠네. // 내 말을 너는 잘 알고 있지? // 우리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지 말고 / 작은 새들처럼 사이좋게 / 지지배배거리며 지내자는 말이야. 널 (더 보기…)

‘맛있는 곶감 맛’이 그리운 때

시가 발효되면 / 술이 될까 / 술이 되어 / 사람들을 취하게 할 수 있을까 // 그러고서는 / 오줌이 되고 / 똥이 되어 / 향그러운 흙이 될 수 있을까 // 다시 그 땅 위에서 / 파랗게 돋아나는 / 풀이나 나무가 될 수 있을까 / 풀잎 간지르는 바람이 될 수 있을까 // 시도 썩어야 한다 / 썩은 시에서 눈이 돋는다 윤재철 배우 김태리씨가 나오는 영화 는 영상이 참 아름답습니다. 영화의 ‘이야기’를 ‘들으며’ 힘을 얻기도 하지만, 앵글에 담긴 아름다운 영상을 ‘보며’ 기운이 나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맥을 이어가는 ‘음식’은 또 어떤가요. 요리에는 젬병이라지만 ‘저건 따라해 봐야지’ 싶은 마음을 갖게 합니다(물론, 따라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소박하지만 (더 보기…)

주의할 것-염려 말 것

“인기는 곧 사라지는 것이다.”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된 영화 를 찍고 난 후 배우 김태리 씨가 한 말입니다. 이제 막 조명 받기 시작한 신인배우가 아니라 은퇴를 앞 둔 원로 입에서나 나올 법한 말입니다. ‘칭찬’에 관한 그녀의 말도 인상 깊습니다. “칭찬을 들으면 마음에 헬륨 풍선이 하나 둘씩 생긴다. 붕 뜨려고 한다. 그러면 난 그 풍선을 하나 둘씩 터트린다. 칭찬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받아들일 때가 아니다.” 정신없이 치솟는 인기와 칭찬을 대처하는 당차고 성숙한 모습이 읽힙니다. 이제 예수님은 소문이 자자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어디어디에 ‘떴다’는 소문만 들리면 BTS ‘아미’처럼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그날도 그랬습니다. 운집한 군중이 ‘수만 명’이었다 하니, 발 디딜 틈도 없었겠지요. 예수님의 ‘인기’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