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 노릇 (2021.05.30)

오늘 아침 일어났을 때 / 내 침대엔 눈물 고여 있었지 / 그들이 한 남자 죽였지 내가 정말 사랑했던 / 그의 머리를 총으로 쐈지 / 하느님, 오 하느님 / 그들이 조지 잭슨을 죽였지 / 하느님, 오 하느님 / 그들이 그를 땅속에 눕혔지 // 그를 감옥에 보냈지 / 17달러 절도한 죄로 / 그의 뒤에서 문을 잠갔지 / 그리고는 열쇠를 던져버렸지 / 하느님, 오 하느님 / 그들이 조지 잭슨을 죽였지 / 하느님, 오 하느님 / 그들이 그를 땅속에 눕혔지 // 그는 누구한테서도 엿 먹지 않으려 했지 / 그는 허리 숙이거나 무릎 꿇으려 하지 않았지 / 정부 당국, 그들은 그를 미워했지 / 단지 그가 너무 진짜인 인간이라서 / 하느님, 오 하느님 / 그들이 조지 잭슨을 죽였지 / 하느님, 오 하느님 // 교도관들, 그들은 그를 욕했지 / 위쪽에서 그를 내려다보면서 / 하지만 그들은 그의 힘에 겁먹었지 / 그들은 그의 사랑을 두려워했지 / 하느님, 오 하느님 / 그래서 그들은 조지 잭슨을 죽였지 / 하느님, 오 하느님 / 그들이 그를 땅속에 눕혔지 / 가끔 난 생각하지 이 세상 전체가 / 커다란 형무소 마당인지도 모른다고 / 우리 중 일부는 죄수들이고 / 나머지는 모두 교도관들이지 / 하느님, 오 하느님 / 그들이 조지 잭슨을 죽였지 / 하느님, 오 하느님 / 그들이 그를 땅속에 눕혔지

– 밥 딜런 <조지 잭슨>

조지 잭슨은 1950~60년대, 미국에서 활동한 흑인민권운동 단체 ‘블랙 팬더(Black Panther Party)’의 리더였습니다. 1971년, 샌퀸틴주립교도소에서 탈출을 시도하가다 교도관의 총에 맞아 죽습니다. 조지 잭슨에 대한 평가는 저마다의 ‘주의’와 ‘입장’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밥 딜런은 조지 잭슨의 편에 섰고 그를 추모하는 노래를 지어 발표했습니다. 잭슨은 평화주의자가 아니었습니다만, 그가 감옥에서 쓴 편지를 모은 두 권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그로인해 미국에서뿐 아니라 유럽에까지 조지 잭슨의 이름이 알려졌지만, 정작 잭슨이 수감되어 있던 감옥의 교도관들은 냉소를 보냅니다. 교도관들에게 잭슨은 반사회적인 갱단원의 하나 일 뿐이었고, 턱없이 포장 된 ‘이름’이었습니다.
잭슨에 대한 입장이 그렇듯, 그를 추모하는 밥 딜런의 노래에 대한 반응도 호불호가 분명했던 모양입니다. 가사 내용에 논란의 여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검열을 거치는 방송국이 있었고 아예 틀어주지 않는 방송국도 있었다 하지요. ‘노벨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음악가’도 한 때는 ‘그런 시절’을 지났습니다. 시절이 뭐가 중요하냐고, 다 지난 일이라고, 돌아서는 걸음은 쿨 한 것일까요. 글쎄요. ‘시절’은 ‘많이’ 달라졌는데, 인간이 사는 사회 구조의 부조리는 ‘크게’ 변한 것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부조리의 ‘모양(형식)’이 달라졌을 뿐이지요. 인간의 죄 된 본성이란 ‘시절’과 관계없이 여전한 것이고, ‘죄인’의 ‘지혜’는 간교하여 얼마든지 형식을 바꿔가며 또 다른 ‘시절’을 만들어 놓습니다.
밥 딜런의 시집을 읽으며 자주 멈칫했는데, <조지 잭슨>이 그랬습니다. “이 세상 전체가 / 커다란 형무소 마당인지도 모른다”는 한 구절에 멈춰 선거지요. 이어진 노랫말에선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우리 중 일부는 죄수들이고 / 나머지는 모두 교도관들이지…그들이 조지 잭슨을 죽였지.”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음행중에 잡힌 여자”를 예수께 데려다 놓고 처분을 기다렸습니다. 예수께서 ‘몸을 굽혀’ 땅에 무언가를 쓰신 후 일어나 말씀하셨지요.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8:7) 그 말씀을 듣고 ‘양심에 가책을 느껴’ 하나씩 하나씩 다 돌아갔다는데, 왜 아직 손에 돌을 들고 ‘교도관 노릇’을 하려는 것일까요. 몸 굽히시는 주님 모습, 먼 산 보듯 할 일이 아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