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이 침례식 풍경 (2021.09.19)

멈춰진 일상, 그 가장 가까운 자리에 ‘교회’가 있습니다. 우리교회는 보건당국의 방역조치에 어긋남 없이 두 해를 지났습니다. 확진자가 이천 명을 오르내리는 상황, 당국이 제한된 현장모임을 허락했지만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비대면 영상예배를 이어오고 있지요. 그러느라 어려움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교회만 겪는 어려움이 아니지요. 문 닫는 자영업자들의 시름에 비하자면 교회 어려움은 명함 내밀기 민망하지만, 그렇더라도 어려운 건 어려운 것이겠습니다. ‘마라’처럼 쓰디 쓴 ‘어려움’을 지나면서 원망만 쌓고 사는 건 어리석은 일이겠지요. 또, 여기 이 쓴물이 한 순간에 단물이 된다 해서 그게 다 좋은 것만도 아닐 겁니다. 은 우여곡절 끝에 닿는 오아시스이니 말입니다. ‘사람’이 모이질 못하니 덩치 큰 교회 건물이 휑합니다. 가을바람에 낙엽 다 떨어지고 (더 보기…)

“나도 예수 믿어요.”(2021.09.12)

오늘도 누구의 이야기로 하루를 보냈다 돌아오는 길 나무들이 나를 보고 있다 – 고은 학부시절 교양필수 과목에 ‘군사학’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그때는 신학생들도 운동장에 모여 제식훈련을 하고 총검술도 배우고 그랬습니다. 일 년에 한 번씩 전방으로 병역체험을 떠나기도 했는데, 그 체험으로 군 복무기간을 크게 단축하는 혜택도 받았지요. 전방 병역체험 중에 기억나는 일이 있어요. ‘기간병’ 한 명과 철책근무를 나갔는데, 그 날 밤에 별이 참 밝았습니다. 처음 볼 때부터 호의적이던 ‘기간병’이 저 멀리 별 든 밤하늘을 바라보며 혼자 말을 해요. “아침에 까치가 울더니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네요.”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묻더군요. “신학교에서 오셨다면서요?” 자기도 예수 믿는 사람이라며, 이렇게 귀한 분들과 근무 설 수 (더 보기…)

가을성경학교(2021.09.05)

‘가을장마’가 몰고 온 하늘이 며칠 그늘졌고, 그 하늘 아래 세상은 ‘가을’도 환하지 못했습니다. ‘거리두기’로 좁아진 운신이 그나마 소침해져 가을다운 행보를 찾기 어려웠더랍니다. 간만에 활짝 갠 하늘은 그래서 반갑기도 고맙기도 한 모양입니다. 지나는 행인들의 얼굴이 환 한 걸 보면, 사람표정이 날씨를 따라가기도 하는 가 봅니다. 아무튼 그제와 어제, 하늘이 참 맑았습니다. 그 맑은 하늘을 같이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하늘이 저렇게 맑은데, 저런 하늘 아래서 나쁜 마음을 가지고 사는 건 딱한 거지?” 어울리지 않는 예쁜 웃음과 함께 툭 대답이 건너옵니다. “…예.” 같이 있던 사람이 누구냐고요? 이지훈 목사님입니다.^^ 어쨌거나, 정말이지 ‘나쁜 마음’ 갖지 못할 참 좋은 하늘이었습니다. 하늘 아래 산다는 건, ‘하늘’을 ‘아버지’로 알고 (더 보기…)

맷집인지, 넉살인지 (2021.08.29)

옥상에 벌렁 누웠다. 구름 한 점 없다. 아니, 하늘 전체가 구름이다. 잿빛 뿌연 하늘이지만 나 혼자 독차지 좋아라! 하늘과 나뿐이다 옥상 바닥에 쫘악 등짝을 펴고 누우니 아무 걱정 없다 오직 하늘뿐 살랑살랑 바람이 머리카락에도 불어오고 발바닥에도 불어오고 옆구리에도 불어온다 내 몸은 둥실 떠오른다 아, 좋다! 둥실, 두둥실 – 황인숙 “그 여름의 끝”에 든 것인지, 그 지겹던 ‘덥다’ 소리가 그쳤습니다. 창문 열어두고 잠 든 새벽녘에는 ‘춥다’ 소리가 흐르기까지 하지요. 물론 엄살입니다. 하지만 저 엄살을 그치고 ‘춥다’ 소리에 징그러워 할 계절이 ‘곧’ 닥칠 겁니다. 어김없는 시간 막을 도리가 없으니, 덥고 추운 날들 사이에 든 이 좋은 계절에 소홀치 않아야겠습니다. 그러면 좋겠고 그러고 (더 보기…)